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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비건부터 자본주의 비판까지: 봉준호, 넷플릭스, 슈퍼돼지 프로젝트

by happy-00 2025.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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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옥자' 포스터
영화 '옥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는 2017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작품으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펼쳐지는 강원도 소녀 미자의 여정과 '슈퍼돼지' 옥자를 둘러싼 탐욕스러운 기업, 동물 보호 단체의 충돌을 그린 영화입니다. '옥자'는 단순한 모험 영화가 아닙니다. 동물과 인간의 우정을 따뜻하게 조명하면서도, 자본주의 시스템과 윤리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사회적 메시지가 강하게 녹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스타일과 옥자가 가진 의미, 넷플릭스 영화로서 옥자의 도전과 논란, 슈퍼돼지 프로젝트가 던지는 질문을 중심으로 영화의 매력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봉준호 스타일이 돋보이는 영화

봉준호 감독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독특한 장르적 색채를 입혀 사회적인 문제를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난 감독입니다. '살인의 추억'에서 경찰 시스템의 문제를, '괴물'에서 환경 문제와 가족애를, '기생충'에서는 계급 문제를 다뤘듯이, '옥자'에서도 거대 자본과 생명 윤리를 이야기합니다. 특히 '옥자'는 봉준호 감독이 한국과 할리우드를 넘나들며 만든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기존의 한국 영화와는 다른 할리우드 스타 캐스팅(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등)과 글로벌 제작 방식을 선택했지만, 여전히 영화의 중심에는 강원도 산골에서 옥자와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순수한 시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봉준호 감독은 익숙한 할리우드식 서사 구조를 따르지 않습니다. 보통 할리우드 가족 영화라면, 소녀가 거대한 악을 무찌르고 해피엔딩을 맞이했겠지만, '옥자'는 현실처럼 씁쓸한 마무리를 보여줍니다. 미자는 끝내 옥자를 구하지만, 수많은 옥자들은 도살장으로 끌려갑니다. 이는 "우리가 시스템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현실적인 메시지를 던집니다. 또한, 봉준호 특유의 유머 감각도 영화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캐릭터들의 독특한 개성과 연출 방식 덕분에 곳곳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동물 보호 단체 ALF의 행동 방식이나, 제이크 질렌할이 연기한 괴짜 동물학자의 과장된 연기는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결국, '옥자'는 봉준호 감독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잃지 않은 영화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2. 넷플릭스, 새로운 도전과 논란

'옥자'는 봉준호 감독이 기존 극장 개봉 방식이 아닌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공개한 첫 작품입니다. 이는 영화 산업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으며, 개봉 당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먼저, 칸 영화제에서 벌어진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2017년 칸 영화제에 초청된 '옥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라는 이유로 일부 심사위원들과 극장 업계 관계자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극장에서 정식 개봉되지 않는 영화가 영화제에서 경쟁하는 것이 맞느냐는 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칸 영화제는 넷플릭스 영화의 경쟁 부문 출품을 금지하는 정책을 도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통한 공개는 '옥자'가 더 많은 글로벌 관객에게 빠르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기존의 극장 개봉 방식이라면, 해외에서 개봉하는 데 시간이 걸리거나 배급상의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관객들이 동시에 '옥자'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넷플릭스는 '옥자' 제작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봉준호 감독이 원하는 대로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기존의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에서는 대중성을 고려한 편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았겠지만, 넷플릭스는 상대적으로 감독의 창작 자유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물론, 넷플릭스 영화라는 점에서 여전히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합니다.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진정한 경험이다"라는 의견과, "스트리밍 플랫폼이 영화의 미래다"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옥자'는 이 논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자'는 스트리밍 플랫폼이 새로운 영화 제작 방식의 한 축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영화 산업 역사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3. 슈퍼돼지 프로젝트가 던지는 질문

영화의 중심에는 ‘슈퍼돼지 프로젝트’라는 설정이 있습니다. 미란도 코퍼레이션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거대하고 육질이 좋은 슈퍼돼지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대량 생산 가능한 친환경 육류 공급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업의 이윤을 위해 동물의 생명을 마음대로 조작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동물 윤리와 식품 산업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트에서 가공된 고기를 쉽게 구매하고 소비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쉽게 잊어버립니다. '옥자'는 이를 강렬하게 보여주며 "우리가 먹는 음식의 출처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보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또한, 영화 속 동물 보호 단체 ALF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영화는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정의롭다는 입장을 취하지 않으며, 관객들이 직접 판단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옥자'의 마지막 장면에서 미자는 결국 옥자를 구하지만, 다른 슈퍼돼지들은 여전히 도살됩니다. 이 장면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한두 마리의 동물을 구할 수는 있지만, 거대한 시스템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옥자'는 동물권, 식품 산업,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지는 영화이며, 단순한 감동적인 우정 이야기로만 볼 수 없는 작품입니다.

 

결론

'옥자'는 봉준호 감독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영화입니다.

  • 봉준호 감독의 스타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독창적인 연출
  • 넷플릭스 논란: 스트리밍 플랫폼과 전통 영화 산업의 충돌
  • 슈퍼돼지 프로젝트의 의미: 동물 윤리와 식품 산업에 대한 질문

결국, '옥자'는 단순한 모험 영화가 아니라, 우리가 소비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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